“기술로 탄소를 줄이다” 전남 윈가람·에스아이, 정부 ‘혁신제품’ 선정
이섬규 기자
press@focusnjn.com | 2025-10-31 17:19:10
전남 2개 기업, 친환경 창호·저탄소 아스콘으로 탄소중립 선도
정부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혁신제품 제도’에 전남 기업 두 곳이 이름을 올렸다.
광주지방조달청은 지난 27일 발표한 ‘2025년 제4차 혁신제품 지정’ 결과, 전남 나주의 ㈜윈가람과 순천의 ㈜에스아이(SI)가 신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광주·전남 지역의 혁신제품은 총 88개로 늘었다.
이번 지정은 조달청이 공공서비스 개선과 기술 확산을 위해 운영하는 제도로, 중소·벤처기업의 창의적 기술을 공공 조달시장 진입으로 연결하는 대표적인 정부혁신 정책이다.
조달청은 3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혁신제품 지정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승보 조달청장이 직접 35개 혁신제품을 선정한 기업 대표들에게 지정서를 전달했다.
백 청장은 “혁신제품 제도는 정부가 선도적 구매자가 되어 신기술 기업의 시장 진입을 돕는 적극적 정부정책”이라며 “공공구매 규모를 현재 1조 원에서 2030년까지 3조 원으로 확대해 인공지능, 바이오, 기후테크 등 신성장 동력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 전남 대표 기술① 윈가람 – 단열 블록 기술로 에너지 절감형 금속제 창호
나주에 본사를 둔 ㈜윈가람은 ‘단열 블록 기술이 적용된 친환경 에너지 절감형 금속제 창호’로 이번 혁신제품에 선정됐다.
이 제품은 창호 프레임 내부에 단열 블록 구조를 삽입해 열 손실을 최소화하고, 실내 냉난방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윈가람은 자체 기술력으로 건축물 에너지 효율 등급을 향상시키는 창호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향후 공공건축물과 학교, 관공서 리모델링 사업 등에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 전남 대표 기술② 에스아이(SI) – LPMA 바인더 기반 ‘저탄소 개질 순환 아스콘’
순천의 ㈜에스아이는 이번 혁신제품 중 기후테크 분야 대표 기술로 평가받았다.
에스아이가 개발한 ‘LPMA(Low-Viscosity Polymer Modified Asphalt) 바인더 기술의 저탄소 개질 순환 아스콘’은 고점도 대신 저점도 개질 기술을 적용해 중온(150도 이하)에서도 생산이 가능한 친환경 아스콘이다.
기존 아스콘은 180도 이상의 고온 가공이 필요해 순환골재를 사용할 수 없고,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가 배출된다.
반면 SI의 저점도 개질 기술은 15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충분한 강도와 탄성을 유지해 연료 절감, 탄소배출 저감, 공정기간 단축 등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달성했다.
에스아이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일반 개질 아스콘 대비 약 34%의 에너지 절감과 환경유해물질 저감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실시한 ‘동적 안정도(휠트래킹) 테스트’ 결과, SI 제품은 10,027 이상의 수치를 기록해 국토부 기준(3,000 이상)을 3배 이상 상회하는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전자현미경(SEM) 분석에서도 SI 제품은 개질제가 균일하게 분산되어 네트워크 구조가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공극이 적어 하중 전달과 소성변형 저항성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 기술이 환경을 바꾸다
에스아이의 기술은 단순히 ‘아스콘’의 품질 개선을 넘어 폐아스콘 순환골재 재활용을 가능하게 했다.
순환골재를 혼입해도 점도나 균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도로 유지보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를 다시 도로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환경부의 ‘2050 탄소중립 로드맵’과 맞물려 도로 인프라 분야 탄소 감축의 실질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SI는 여수산단로,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 현장에 시범 적용을 마쳤으며, 혁신제품 지정으로 향후 공공기관 수의계약 및 시범구매사업 참여가 가능해졌다.
김우환 광주조달청장은 “이번 혁신제품 지정은 지역 중소기업이 자체 기술로 국가 탄소중립과 공공혁신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라며
“앞으로도 전남·광주권 혁신기업이 공공조달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 혁신제품, 국가정책의 핵심축으로
조달청은 혁신제품 제도를 통해 공공기관이 상용화 이전 단계의 신기술을 직접 구매·실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선정된 기업은 최대 6년간 수의계약이 가능하고, 공공기관 시범구매사업을 통해 실제 현장 적용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제도는 단순한 기술 지정이 아니라, 정부가 ‘위험을 함께 감수하는 혁신의 첫 소비자’가 되는 정책적 실험이다.
AI·바이오·기후테크 등 각 산업군에서 혁신기업들이 정부 조달시장을 발판으로 상용화에 성공하며, 기술 중심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남의 두 기업 윈가람과 에스아이는 단순히 ‘지정받은 기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지역 혁신의 주체로 평가받는다.
이들의 기술은 건축물 단열 효율 향상, 도로 공사 탄소 저감 등 일상의 공공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실질적 기술 혁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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