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료인데 결과는 정반대…순환아스콘 재생첨가제 논란 확산

포커스N전남 기자

press@focusnjn.com | 2026-06-15 22:55:02

환경단체 "발암성 검증 필요"…업계 "현행 기준 따라 적법 사용" ▲ 전국 도로포장 공사에 사용되는 순환아스콘 재생첨가제를 둘러싸고 시험성적서 신뢰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도로포장 현장과 화학물질 분석 과정을 재구성한 AI 이미지.

[포커스N전남] 전국 도로포장 현장에 사용되는 순환아스콘 재생첨가제를 둘러싸고 시험성적서 신뢰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단체와 일부 국회의원실은 최근 순환아스콘 제조에 사용되는 재생첨가제의 발암성 여부를 판정한 시험 결과가 국내외 기관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며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순환아스콘은 폐아스콘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굳어진 아스팔트의 성질을 회복하기 위해 재생첨가제를 사용한다. 논란이 된 일부 제품은 중질파라핀 정제유와 TDAE 계열 윤활기유 등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상 이들 물질은 원칙적으로 발암성 1B 물질로 분류되지만, 국제시험법(IP 346)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CA) 함량이 3% 미만으로 확인될 경우 예외적으로 비발암성 물질로 인정된다.

"같은 시료인데 왜 결과가 다르나"

논란은 동일 시료에 대한 시험 결과가 엇갈리면서 시작됐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국내 시험기관 KTR은 해당 시료의 PCA 함량을 2.25%로 분석해 비발암성으로 판단했다. 반면 미국 시험기관 인터텍(INTERTEK)은 4.05%로 측정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환경단체는 "동일한 시료에서 결과가 정반대로 나왔다면 시험 방법과 절차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국제 시험기관 SGS와 시험 기준 제정기관인 Energy Institute(EI)가 불투명한 시료는 IP346 시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험 방식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조달청 관리·감독도 도마 위

환경단체는 조달청의 관리·감독 체계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조달청은 2022년부터 순환아스콘 제조 과정에서 발암성 1A·1B 물질이 포함된 재생첨가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실제 현장 시료 채취나 교차 검증 없이 업체가 제출한 시험성적서와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위주로 관리가 이뤄져 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유통 과정에서의 성분 변경 가능성, 저장탱크 혼입 문제, 시험 제품과 실제 납품 제품의 일치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조원 순환아스콘 시장, 신뢰 흔들리나"

순환아스콘은 탄소중립과 자원순환 정책의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다.

조달시장 규모는 연간 2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국 도로포장 공사와 공공사업 현장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논란은 특정 업체나 특정 제품의 문제를 넘어 공공조달 체계 전반의 신뢰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환경단체는 감사원 감사와 국회 차원의 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국회의원실도 관련 자료 제출과 현안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실제 위해성 여부와 별개로 시험성적서의 신뢰성과 인증 절차의 적정성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고온 현장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실제 위해성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아스콘 제조와 도로포장 작업이 고온 환경에서 이뤄지는 만큼 현장 노동자들이 증기와 분진, 각종 화학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야간 작업 비중이 높은 도로포장 현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작업환경 측정과 건강영향 조사 역시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재생첨가제의 발암성 여부를 넘어 시험성적서의 신뢰성과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해당 재생첨가제의 실제 위해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동일 시료에서 상반된 시험 결과가 나오고 시험 절차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된 만큼 관련 기관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탄소중립과 자원순환 정책이 지속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친환경성뿐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검증과 관리 역시 함께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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