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지방이 주도하는 통일 전략… 국가 미래 경쟁력이 달렸다
김재우 논설위원(前 여수광양항만관리 대표)
이재명 대통령이 “통일은 헌법적 책무”라고 밝힌 것은 분명한 방향 제시다. 그러나 통일이라는 이름을 다시 부르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그 이름에 걸맞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논어』의 정명(正名) 이름을 바로 세워야 일이 제대로 풀린다는 원칙은 지금 한국 사회의 통일 정책에 가장 필요한 기준이다.
통일이 정치적 공방에 갇혀 이름조차 바로 서지 못한 현실은 더욱 뼈아프다. 지난 수십 년간 남북 대화의 문이 열릴 때마다 “퍼주기”, “종북”과 같은 고정된 프레임이 반복되었다. 정책의 장단점을 평가하기보다, 통일과 평화를 ‘이념의 전쟁터’로 만든 정치적 행태는 남북관계를 늘 첫 단추에서 멈춰 세웠다. 국가 미래 전략이 당쟁의 언어 속에서 소모되는 사이, 통일 담론은 자연스럽게 힘을 잃어갔다.
세대 간 인식의 분절도 심각하다. 최근 조사에서 2030세대 절반 이상이 “평화롭게 따로 살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통일 필요성을 지지한 비율은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단순한 보수화나 무관심의 결과가 아니다. “통일이 내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청년 세대의 현실적 질문에 기성세대와 정치권이 제대로 답하지 못한 결과이다.
과거 통일부 교육위원을 엮임하면서 수 많은 청년과 지역 주민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당시 확인했던 것은, 통일에 대한 무관심은 ‘반대’ 때문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다는 사실이었다. 추상적 당위론이나 이념적 주장보다, 통일이 가져올 실제 변화 즉, 경제권 확장, 일자리 증가, 산업 재편을 들었을 때 비로소 청년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통일은 설명하면 이해되지만, 강요하면 멀어진다. 지금 정부와 정치권이 놓쳐서는 안 될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지방, 특히 전남을 비롯한 인구소멸 지역의 현실을 보면 통일의 필요성은 더 뚜렷해진다. 청년 유출, 산업 기반 약화, 지역 경쟁력 축소는 장기적 추세가 아니라 당면한 위기다. 그러나 통일 이후의 새로운 경제 지대 형성, 북방 물류망 구축, 대륙 경제권과의 연결은 지방의 경제 지형을 완전히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남의 에너지·해운·농생명 산업은 통일 시대를 만날 때 더 넓은 성장의 문을 열 수 있다. 지방에게 통일은 ‘추상적 목표’가 아니라 ‘현실적 생존 전략’이다.
결론적으로, 통일은 특정 정파의 슬로건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이다. 대통령이 방향을 제시했으니, 야당은 이제 과거의 소모적 공세를 거두고 건설적 논의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마련해 국민에게 제시해야 하며, 정치권은 통일 논의를 실제 정책으로 연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앞으로의 통일 논의는 청년의 상상력, 지방의 전략적 준비, 정치의 실천 능력이 맞물릴 때 현실이 된다. 청년들은 통일을 부담이 아닌 기회로 다시 바라봐야 하고, 지방은 통일 이후의 미래 전략을 선제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권은 세대와 지역이 함께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통일이라는 이름을 다시 불렀다면, 이제는 그 이름을 바로 세울 차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말이 아니라, ‘정명’의 정치, 그리고 청년·지방·국가가 함께 만드는 실질적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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