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10년 동안 직장맘지원팀을 이끌어온 임선주 팀장. 초등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들의 ‘보릿고개’를 넘기고자 그가 전국 최초로 기획했던 ‘초등학부모 10시 출근제’가 성과와 혁신성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고용노동부의 ‘육아기 10시 출근제’로 채택되면서 지역 정책이 국가 제도화되는 이정표를 세웠다.
임선주 팀장은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일 서울 용산피스앤파크컨벤션에서 열린 성평등가족부 주최 ‘2026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서 영예의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임 팀장은 “저 역시 일하는 대한민국의 여느 엄마로 경력 단절을 시리게 겪고, 아이가 초등학교 방과후 혼자 학원에 다니고, 방학엔 홀로 집에 남아 점심을 먹을 때 부모의 죄책감과 안타까움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특히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는 유치원과 달리 하교시간이 빨라져 많은 부모가 일과 양육 사이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다 결국 퇴사를 선택하곤 한다”고 말했다.
임 팀장의 정책기획은 시민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데서 출발했다. 사람과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했던 문화기획자로서 경험과 창작이 바탕이 돼 공직에서 ‘삶의 기획’으로 확장된 것이다. 직징맘지원팀에서는 일하는 엄마·아빠들이 언제 가장 힘든지, 제도가 있는데도 왜 사용하지 못하는지, 기업은 무엇을 부담스러워하는지를 살피고 단순하게 상담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 틈에서 행정이 개입할 지점을 늘 고민했다.
‘초등학부모 10시 출근제’도 그렇게 탄생했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 달라지는 등·하교 시간과 부모의 출근 시간이 맞지 않아 발생하는 돌봄 공백에 주목했다. 특히 기존 일·가정 양립 모부성 지원제도가 있어도 업무 공백과 동료 부담, 사업주의 경영상 부담, 엄마만 돌봄을 전담하는 문제 등으로 실제 활용이 쉽지 않은 ‘제도의 틈새’를 포착했다.
‘초등학부모 10시 출근제’는 부모와 사업주, 동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으로 성평등하고 지속가능한 일·가정 양립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부모에게는 근로시간을 줄여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하고, 30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손실을 장려금으로 보전해 줬다. 동료들에게도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돌봄 단축 시간을 1시간으로 정하고, 신청 절차도 대폭 간소화해 접근성을 높였다. 중앙정부의 기존 일가정양립 지원제도를 대체하기보다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부분을 지역이 먼저 찾아 보완하고 효과를 검증한 것이다.
10시 출근제의 의미는 돌봄 공백 해소에만 머물지 않는다. 하루 한 시간의 노동시간 변화가 일하는 방식과 가족의 시간, 개인의 삶까지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광주에서 시작된 이 제도는 경북, 전주, 수원 등 여러 지자체가 벤치마킹하며 전국적인 일·가정 양립문화 확산의 선도모델로 자리잡았다.
임 팀장은 “10시 출근제는 돌봄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평등한 노동시간에 대한 모두의 질문에 대한 응답이었다”며 “성평등한 노동시간 단축은 단순히 덜 일하는 것이 아닌 일과 가족, 개인의 삶이 균형을 이루는 ‘삶의 전환’과 연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성과를 반영해 적용 대상을 초등학생 학부모에서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까지 확대하고, 지원 기간도 기존 2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늘려 ‘육아기 10시 출근제’로 발전시켰다.
임선주 팀장은 10시 출근제 외에도 전국 최초로 육아휴직 업무대행수당, 가족친화경영지원금, 임산부 고용유지 지원금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육아휴직 업무대행수당도 고용노동부의 동료부담금 지원제도로 정책화돼 현재 육아휴직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이밖에 일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모·부성제도와 중소사업장 가족친화경영 상담을 지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남성의 돌봄 참여를 확대하고 돌봄의 성별 편중을 완화하는 등 성평등한 일가정 양립문화 확산에 이바지했다.
임 팀장은 “돌봄은 모두의 문제로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돌봄에 참여하고, 중소기업 현장에 가족 친화적 성평등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임 팀장은 “정책은 한 번 만들어지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이 변하는 만큼 계속 새롭게 만들어지고 다듬어져야 한다. 지방정부에서 시작한 작은 정책이 대한민국 정책으로 성장했듯이, 끊임없이 질문하고, 포착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라는 더 넓은 현장에서 돌봄을 넘어 일하는 방식, 삶의 전환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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